Picture from Flickr by Robert Wm. Gomez


골프는 스코어도 중요하지만, 특히 남자들의 경우에는 비거리에 대해서도 상당히 신경을 많이 씁니다.  약간은 자존심 싸움같은 것도 있지요 ...  그렇다면 비거리를 많이 내려면 어떻게 해야될까요?  아무래도 파워가 강한 것이 도움이 되겠지요?  물론 클럽헤드의 스윗스팟에 공이 맞는다는 전제하에 말이죠.

과거 포스팅에서 골프스윙에서의 근육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의 포스팅도 그 연장선에서 이어지므로, 시간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된 과거 포스팅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09/02/21 - [골프장, 골프과학, 골프의학] - 골프에 있어서 여러 근육들의 역할


일반적으로 파워는 힘 x 속도로 계산하게 됩니다.  또는 일(에너지) / 시간 으로 계산을 하기도 하지요.  결국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힘을 쓰느냐가 파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인간이 하는 스포츠 중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를 내는 스포츠는 역도입니다.  올림픽 역도 선수는 보통 수백 kg의 역기를 약 0.6~0.9초 사이에 들어올리는데, 이는 5~9 마력에 이르는 엄청난 파워입니다.

골퍼의 파워는 좀 다릅니다.  클럽이 무겁다고 해도 드라이버의 무게는 200g 전후입니다.  그렇지만, 스피드는 매우 빨라서 골프 스윙을 하면서 임팩트를 할 때에는 이 정도의 무게의 헤드가 시속 100마일이 넘는 속도로 공을 때리게 됩니다.  이때 클럽헤드가 공을 때리는 것을 마력으로 환산하면 약 1.5 마력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강한 힘을 전달하는 것은 과연 팔의 근육들이 하는 것일까요?  아니죠.  이런 힘은 다리에서부터 몸통으로 올라오고, 몸통에서 어깨와 팔과 손목을 거쳐 클럽으로 힘들이 계속 축적되면서 전달되면서 생성됩니다.  클럽이 공을 때리는 힘만 저 정도가 되니, 이를 공급하기 위해 우리 몸이 만들어낸 총 파워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3~4 마력 정도는 전체적으로 소모된다고 가정합시다.  사실 이런 파워는 근육들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래도 역도 선수의 파워에는 미치지 못하는 군요.

같은 종류의 파워같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습니다.  역도선수의 파워는 대단히 무거운 물체를 짧은 거리를 이동시키면서 비교적 빠른 시간에 힘을 쏟아 붓습니다.  이때, 거의 대부분의 근육들이 한꺼번에 힘을 쓰게 됩니다.  그에 비해, 골퍼들의 파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비교적 가벼운 물체를 상당히 긴 동선을 따라 움직이게 하는데 큰 근육은 힘을 강하게 주기 보다는 주로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작은 근육들이 조종을 하는 형식으로 힘을 쓰게 됩니다.  이때, 대부분의 근육들이 동시에 힘을 쓰기 보다는 스윙의 순서에 따라 차례대로 힘을 전달하면서 움직이기 때문에 역도의 그것과는 매우 다릅니다.

골프 스윙의 파워를 만들어내는 기전을 다른 스포츠와 비교하면, 야구에서 피처가 빠른 공을 던질 때와 가장 유사합니다.  일단 하지의 강력하고 느린 근육들이 지지를 하면서 강한 파워를 내기 시작하고, 그 뒤를 이어 상체와 팔에 있는 빠른 근육들이 하체에서 발생한 파워를 최대한 이용하면서 스윙이나 공의 빠르기가 결정됩니다.

물리학적으로 봤을 때, 비거리를 많이 내려면 골프 클럽의 속도가 빠르거나 아니면 무게가 무거워도 됩니다.  그런데, 왜 무거운 클럽을 쓰는 것 보다는 스윙 속도를 올리는 것이 훨씬 중요할까요?  물론 무거운 클럽을 쓸 때 다루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답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보다 과학적으로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클럽이 무거워지는 정도에 따라 공은 비례해서 멀리가지만, 클럽의 속도가 빨라지면 거리는 그 제곱에 비래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기가 잘 다룰 수 있는 적당한 무게의 채를 가지고 클럽헤드의 스피드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장타를 내는 비결입니다.



산과 골짜기에 조성된 골프코스 중에는 간혹 한참 아래로 떨어지는 파3 홀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이 홀은 그 정도가 엄청납니다.  남아공의 Legends Golf & Safari Resort의 골프 코스인데요, 이 골프장의 19번 홀입니다.  티박스에서 무려 830미터 아래에 있는 그린에 샷을 해야 합니다.  티박스에 가려면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고, 공이 떨어지는데 30초나 걸린다고 하는군요 ...

이 홀에서 공을 치려면 $220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는데, 헬리콥터도 타고 자신의 스윙에 대한 DVD와 각종 상품들을 준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번 도전해볼만 한걸요?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혹시라도 홀이원을 하면 백만달러의 상금을 준다고 합니다.  세상에는 별 골프장이 다 있네요.



Picture by tigermatt from Flickr


골프를 가르친다는 것은 단순히 많이 아는 것으로 되는 일은 아닙니다.  제가 이곳에 이렇게 골프과학과 의학에 대한 포스팅을 많이하고 있지만, 가르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는 프로만의 예술이 있습니다.  바로 가르치는 것 그 자체이지요 ... 

골프 레슨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아는 것도 많아야 하지만, 가끔은 사실이 아닌 것을 가르쳐야 하고, 배우는 사람들이 자신의 버릇을 고칠 수 있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장을 할 때에는 과장을 해야하며, 가끔은 5분 전에 이야기 했던 것을 뒤집어서 반대되는 이야기를 해야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모순이 되는 설명을 할 때에는 배우는 사람에게 충분한 이유를 말해주어야 하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신뢰를 얻기 힘드니까요 ...

물론 좋은 골프 선생님들이 더 많습니다만, 가끔은 이러한 레슨의 예술을 터득하지 못한 프로들을 가끔 봅니다.  무조건 자신들의 방법을 강요하고, 기계적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배우는 사람이 설명을 듣고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이 결여가 되면, 처음에는 잘 따라할 지 모르지만 오늘날처럼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경우에는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에 큰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언제나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술 역시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골프를 가르치는 방법에 어떤 왕도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보통 일반적으로 동의하는 원칙같은 것은 있습니다.  많이 아는 사람이라고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면 몇 가지 좋은 골프 레슨의 원칙을 알아볼까요?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기 보다는 단순하고 쉽게 ...

인간에게는 학습용량의 한계가 있고, 더구나 몸으로 하는 학습은 익히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많은 것을 짧은 시간에 교정하려고 하면 이도저도 놓치게 됩니다.  특히, 초보자들의 경우에는 하루에 한 가지 정도의 팁을 배우고, 이를 수행하려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골프는 자신감이 무척 중요한 운동입니다.  너무 여러가지의 지식으로 혼돈을 일으키면 자신감을 잃기가 쉽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골프가 쉽다는 생각을 처음에는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골프공보다 조금 큰 공을 이용하거나, 작은 스윙으로 일단 공을 꾸준히 잘 맞출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자신감을 기르는데 도움이 됩니다. 

일단 특정한 채로 (사실 아무 채나 상관없지만, 보통 7번 아이언을 많이 이용하지요?) 작은 스윙부터, 큰 스윙까지해서 공을 맞출 수 있게 되면, 보다 작은 공을 이용하고 결국에는 실제 골프 공을 이용한 연습으로 이어가는 것도 하나의 좋은 레슨 방법입니다. 


이론을 많이 가르치는 것이 좋다.

의외로 골프 스윙을 가르치면서 자세한 물리학적 또는 생체역학적인 이론을 설명하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식이 많으면 그만큼 배우는 사람들은 잘 따라하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사람이기 때문에 스윙을 하는 당사자는 자신만의 고유한 피드백을 자신의 몸에서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의 판단을 하고 성공적인 샷을 만들어냈을 때의 몸의 기억을 유지하려고 애를 씁니다.  이럴 때 지식이 있으면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일부 티칭 프로들은 되려 자신의 수강생들에게 이론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논리는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면, 몸이 배우기 힘들고 느끼는데 방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부분과 어느 정도 합치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생초보 단계를 벗어나게 되면 가능한 지식과 이론, 그리고 연습이 일치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특히, 고속 카메라 같은 것이 있어서 객관적으로 촬영을 하고 티칭 프로와 수강생이 스윙 동작을 보면서 같이 논의를 하는 것이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틀린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스윙에 훈수를 두는 것을 지나치게 막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들은 정보나 레슨의 팁을 머리 속에 그리면서 스윙을 하고, 실제로 어떻게 변화가 일어났는지 자신의 몸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의 연습이 스윙을 할 때 머리가 과도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머리가 움직이는지 봐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비거리가 먼저인가?  정확도가 먼저인가?

간혹 레슨을 받는 사람들 중에 스윙을 배울 때 처음에 잘 안 맞더라도 풀스윙으로 거리를 낼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정확한 스윙으로 맞추는 것 위주로 배우고 차차 거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은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티칭 프로마다 의견이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일단 거리 위주로 마음껏 스윙하면서 스윙을 정립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스윙 스피드에 따라서 우리 팔과 골프채의 이중진자 운동 모델의 힘의 역학이 상당히 많이 달라집니다.  스윙 스피드가 줄어들면 임팩트 포지션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며, 패턴과 타이밍도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이를 교정한다는 것은 그렇게 녹녹한 작업이 아닙니다.  이를 달리 말하면, 비교적 얌전한(?) 스윙으로 언제나 정확하게 임팩트를 할 수 있는 스윙을 만들었다고 가정하고, 스윙 스피드를 빠르게 하는 스윙 연습을 하게 되면 그 전에 익혔던 대부분의 패턴이 달라져야 합니다.  그만큼 만들어진 스윙을 교정한다는 것이 어려운 것이죠? 

그러므로, 일단 공을 맞추고 자신의 스윙이 정립되기 전에 클럽헤드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끌어올린 클럽헤드 스피드로 일관성있게 공을 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골프를 가르치는 일은 결국 사람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단순히 많이 안다고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적인 골프 티칭 프로들에게는 이론적인 지식도 많이 있겠지만, 그만큼 사람을 잘 다루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좋은 티칭 프로들을 예술가라고 불러도 좋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