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핑과 피칭
가능한 공을 굴려라

쇼트게임에는 두 개의 기본 샷이 있다. 바로 칩샷과 피칭샷이다. 이 두 샷은 라이에 따라 약 500개 종류로 구사된다. 두 샷은 치는 방법에서 차이가 난다. 칩샷은 퍼팅의 스트로크처럼 툭 밀어 치고 피칭샷은 손목 코킹을 이용해 공을 띄운다.

우선 칩샷부터 살펴보자. 칩샷은 공중에 뜨는 것보다 땅에 구르는 시간이 더 긴 샷이다. 주로 그린 주변에서 사용되며 트러블 상황(나무 아래 또는 작은 펀치샷)에 구사하기 좋다. 공을 치는 방식은 퍼팅 스트로크와 비슷하지만 동작이 조금 더 크다. 사용하는 클럽도 3번 우드부터 웨지까지 다양하다. 예를 들어 공이 그린 주변에 있는데 핀과의 거리가 23m 정도 된다고 하자. 그리고 중간에 5m 정도의 심한 러프를 띄워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 9또는 8번 아이언을 사용해 치핑 스트로크를 구사한다. 공을 6~8m 정도 띄우고 나머지 거리는 핀까지 구르도록 해야 한다. 이 샷을 구사하기 전 그린의 경사와 브레이크를 잘 체크해야 한다.

치핑 스트로크는 스윙이 작기 때문에 스탠스를 좁히고 체중을 왼쪽에 싣는다. 다운블로(Down-blow·하향타격)로 공을 치기 위해 공을 오른발 쪽에 놓는다. 공 위치 때문에 자연스럽게 손이 약간 왼쪽으로 갈 것이다. 중상 실력의 골퍼들은 발, 무릎과 엉덩이를 약간 오픈해 정렬하고 초보자들은 타깃라인과 스퀘어(90도 직각)로 서는 것이 좋다. 다만 오픈시키는 경우에도 어깨선만은 타깃라인과 평행하게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왼팔과 샤프트가 어깨에서 공 쪽으로 일직선으로 떨어지도록 어드레스한다.

피칭샷은 평평한 라이에서 구사해야 실패가 적다.<연수희 기자>
피칭샷은 칩샷과 반대로 구르는 것보다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이 많은 샷이다.

피칭샷의 세트업 자세를 살펴보면, 샷의 길이에 따라 좋은 밸런스가 되도록 스탠스를 충분히 넓혀줘야 한다. 체중을 양쪽에 똑같이 배분하고 공은 발 가운데 둔다. 팔은 어깨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한다. 클럽을 약간 짧게 잡고 클럽헤드를 땅에서 약간 들린 상태로 세트업한다. 여기서 중요한 두 가지는 팔과 몸의 밸런스다. 샷의 거리에 맞도록 백스윙한다. 다운스윙과 팔로는 전적으로 중력에 맡기고 시계추 같은 동작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스윙한다. 좋은 템포를 위해 발과 무릎을 살짝 사용한다. 피치의 길이와 종류에 따라 적절한 손목 코킹을 한다.

아마추어 골퍼 중에 의외로 로브샷(공을 높이 띄워 치는 샷)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결국 스코어가 늘어나기 일쑤다. 투어선수들을 보면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로브샷을 구사하지 않는다.

칩샷은 라이 상태가 안 좋을 때 구사한다. 스탠스를 좁히고 스윙을 작게 해 공을 살짝 띄운다.<연수희 기자>
탄도가 낮은 샷일수록 위험이 적다. 로브샷은 정말 사용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는 게 요령이다. 대신 클럽의 로프트(클럽페이스의 각도)를 이용해 적합한 탄도를 만든다. 클럽페이스를 약간 연다든지 공 위치를 스탠스의 약간 왼쪽으로 옮긴다든지 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조절해 쓴다. 필자는 과거 낮은 탄도의 샷을 칠 때 공이 많이 굴러가곤 했다. 이때 필 로저스(미국 골프선수 겸 코치)는 그립을 세게 쥐면 공이 더 많이 구르며 약하게 잡으면 공이 빨리 선다고 조언을 해줬다. 실제 한번 시도해 보면 효과를 느낄 것이다.

쇼트게임에서 샷을 구사하는 과정을 정리해보자. 우선 라이를 체크해야 한다. 그래야 어떤 샷을 구사해야 할지 판단이 선다. 그 다음 그에 맞는 클럽페이스를 선택하고 원하는 위치에 공을 두고 샷을 한다. 이게 기본 과정이다. 하지만 많은 골퍼들은 라이를 제대로 읽지 않는다. 결국 정확히 클럽을 선택하지 못하고 공도 제대로 두지 않고 스윙한다.

얼마 전 쇼트게임을 할 때도 두 학생이 이 같은 실수를 범했다. 첫 학생은 벙커를 넘겨서 공을 최대한 빨리 멈추는 샷을 원했다. 로브샷을 친 결과 그린을 넘긴 공이 벙커로 들어가고 말았다. 그는 굳이 로브샷을 치지 않아도 됐다. 왜냐하면 업힐라이(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왼발의 지형이 높은 경우)였고 공이 좋은 라이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페이스를 약간 열고 공을 약간 왼쪽에 둔 상태에서 스윙했다면 공을 충분히 띄워 핀에 붙일 수 있었다.

다른 학생은 공이 그린에서 9m 정도, 핀으로부터는 23m 정도 떨어져 있었다. 이 학생은 58도 웨지를 사용해 공을 홀로 띄운 뒤 빨리 멈추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공이 홀 중간 지점에 떨어져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만약 그가 피칭웨지나 9번 아이언을 사용했다면 홀까지 충분히 굴려서 보낼 수 있었다.

다시 내용을 정리하면 우선 가능하면 최대한 공을 굴린다. 둘째, 공을 굴릴 수 없을 때는 로(Low)샷을 구사한다. 셋째 라이가 완벽할 때 높은 탄도의 샷을 친다. 탄도가 높은 샷일수록 더 좋은 라이가 필요하다. 만약 잔디가 없다면 로브샷은 시도하지 않는 게 좋다.

다시 강조하지만 공을 홀 쪽으로 굴리는 것이 띄우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기회를 만든다는 것을 기억하라.

치핑과 피칭은 많은 경험과 연습 그리고 좋은 샷을 만들기 위한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주요한 동작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공 위치: 만약 라이가 좋다면 공을 굴릴 것인지 또는 부드럽게 떨어뜨릴지 선택을 할 수 있다. 공을 스탠스의 오른쪽으로 둘수록 스윙 각도는 가팔라져서 클럽페이스의 로프트는 작아질 것이며 이로 인해 공이 많이 구르게 된다. 또한 공을 오른쪽에 두면 체중이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옮겨진다. 따라서 라이가 나쁠 때(하드팬 라이, 공이 잔디 안쪽으로 파묻힌 경우, 디벗 안에 들어간 경우 등) 어떤 샷을 쳐야 할지 판단이 가능하다. 대체적으로 치핑은 라이가 좋지 않을수록 오른쪽에 공을 둔다.

클럽 선택: 원하는 샷을 위해 정확한 클럽을 선택하는 것은 중요하다. 피칭웨지 대신 샌드웨지를 쓰거나 샌드웨지나 로브웨지 대신 7번 아이언을 쓰는 경우를 많이 본다. 다운힐(오른발 지형이 높은 경우)이나 업힐(왼발 지형이 높은 경우)샷을 정확하게 치는 것은 클럽 선택에 달려있다. 치핑에서는 보통 샌드웨지로 3m 띄우고 9m 거리를 낸다(6m 롤). 피칭웨지는 5m 띄우고 14m 거리가 된다(9m 롤). 9번 아이언은 6m 띄우고 19m 거리다(13m 롤). 이것은 기본적인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이다. 여기서 ±2야드 차이가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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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팅, 짧은 거리부터 반드시 넣어라

빌리 마틴
말레이시아에 있으면서 앤서니 김의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이번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그린 적응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직전에 참가했던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 대회와 이곳 경기장의 그린 스피드가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애리조나 경기장의 그린 스피드는 12~13스팀프미터(sti mpmeter, 그린의 빠르기를 측정하는 도구)로 빠른 편이었지만 말레이시아 경기장은 8~9스팀프미터 정도로 느렸다. 차이가 이 정도면 프로선수들조차 애를 먹는다. 아니나 다를까. 앤서니는 퍼팅에 난조를 보이며 첫 라운드에서 78타를 기록했다. 컷오프가 유력시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2라운드에서 65타로 컷을 통과할 수 있었다. 퍼팅이 다시 안정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퍼팅은 골프에서 쉽고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홀컵에 가까운 공부터 넣어 점차 거리를 늘린다.<연수희 기자>
툭 하고 밀면 될 것 같지만 번번이 홀컵을 벗어난다. 왜 그럴까. 퍼팅에는 기술 외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좋은 퍼터는 퍼팅 전에 공이 홀컵에 들어가는 것을 미리 볼 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 그린을 읽는 눈과 공을 굴리는 터치감이 모두 뛰어나야 한다. 그래야 짧은 퍼팅과 긴 퍼팅, 내리막길, 오르막길을 자유롭게 공략하고 한 방향에서도 2~3개의 길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선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퍼팅 때는 이전에 실패한 샷을 떠올리거나 이번 퍼팅으로 버디나 파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현재 플레이에 충실해야 한다.

퍼팅 과정도 늘 일정해야 한다. 잭 니클라우스가 PGA 경기에서 쇼트 퍼팅으로 고전한 적이 있었다. 경기 후 해설자는 그의 퍼팅 모습을 다시 보여줬다. 화면에서 잭은 퍼팅 후 머리를 빨리 들었다. 공을 홀컵에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다 보니 평소와 다른 동작이 나온 것이다. 이처럼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꼽는다면 바로 집중력이라 하겠다.

퍼팅하는 법부터 살펴보자. 우선 퍼터를 에임(Aim, 타깃에 클럽면이 향함)하고 몸을 세트업한다. 머리와 눈은 공과 일직선상 위에 둔다. 그래야 좋은 균형감을 갖고 스트로크(Stroke, 공을 때리는 동작)할 수 있다. 눈이 공과 일직선상에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선 거울을 이용한다. 공을 둔 곳에 거울을 놓고 본인의 눈이 보이면 정확하게 일직선상에 있는 것이다. 스트로크할 때는 오른 손목이 고정되도록 한다. 그래야 스트로크가 제대로 이뤄지고 공이 스위트스폿에 맞게 된다.

퍼팅의 기본 동작은 앞뒤로 똑바로 스윙하는 것이다. 몸과 클럽이 스퀘어(90도 직각)를 형성해 움직여야 한다. 간혹 긴 퍼팅의 경우 퍼터가 안쪽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가능한 스퀘어를 유지해야 한다. 퍼팅 때 눈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임팩트 때 처음 공이 있던 자리를 봐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보통 퍼터 페이스가 닫혀 좋은 퍼팅이 나오지 않는다. 눈을 고정시키기 위한 연습방법은 공이 홀에 들어가는 소리가 날 때까지 머리와 눈을 들지 않는 것이다. 이때 퍼팅 연습거리는 1m 정도가 적당하다.

레이저 기기를 달고 퍼팅하는 모습.<연수희 기자>
미국 스포츠 심리학자 밥 로텔라가 제시한 몇 가지 퍼팅 연습법을 소개하겠다. 우선 공을 9개 놓고 짧은 시간 퍼팅하는 법이 있다. 퍼터를 세우고 홀을 본 다음 바로 퍼팅한다. 생각을 많이 하지 말고 바로바로 퍼팅하는 것이 요령이다. 생각이 많다 보면 오히려 퍼팅감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 개수가 꼭 9개일 필요는 없다. 9개는 선수들이 경험적으로 좋다고 생각한 개수다. 그 이상 원하는 만큼 공을 두고 연습해도 상관없다. 다만 4개 이하면 감각을 익히는 데 부족하다.

두 사람이 동시에 연습하는 방법도 있다. 우선 2개의 홀을 정하고 두 홀의 간격이 5~10걸음 떨어지도록 둔다. 두 사람은 각 홀 근처에 서서 상대방이 서 있는 홀에 공을 넣는다.

경쟁하듯이 바로바로 퍼팅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먼저 퍼팅에 성공하면 서로 홀 위치를 바꾼다. 5개의 공을 먼저 홀에 넣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다. 경쟁을 통해 흥미도 느끼고 감각적인 퍼팅감을 키울 수 있다.

3번 우드나 샌드웨지를 이용하는 연습법도 권장할 만하다. 퍼터보다 어려운 클럽을 사용해 퍼팅감을 익히면 나중에 퍼터를 더 잘 쓸 수 있게 된다. 그립과 스탠스, 스트로크는 평소 퍼팅대로 한다. 스탠스 할 때 오픈 스탠스를 추천한다. 이렇게 하면 시야가 넓어져 라이(기울기)를 더 잘 읽을 수 있다.

샌드웨지로 퍼팅할 때 클럽페이스를 지면과 평행하게 둔다. 그리고 클럽페이스 아래쪽 부분으로 퍼팅을 한다. 공을 정확히 맞히지 않으면 공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것이다. 이 방법이 어렵다면 3번 우드를 활용해도 좋다.

단, 스트로크는 작게 한다. 퍼터 이외의 클럽으로 퍼팅하면 공이 멀리 나가기 때문이다. 샌드웨지나 3번 우드로 섬세하게 퍼팅연습을 하다 보면 퍼팅감이 좋아져 실전에서 퍼팅 실수를 하는 일은 잦아들 것이다.

클럽에 레이저 기기를 달고 퍼팅하는 연습법도 추천한다. 세트업을 하고 홀컵 쪽에 클럽을 향하면 레이저 빛이 홀컵에 닿는 것이 보인다. 이 상태에서 퍼팅을 하면 된다. 레이저가 퍼터와 타깃을 일직선으로 연결해주기 때문에 손쉽게 홀컵을 공략할 수 있다.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반복 연습을 하다 보면 눈이 적응해 정확한 홀의 위치를 찾게 된다.

홀컵으로 향하는 길에 몇 개 공을 두고 퍼팅하는 방법도 있다. 홀컵에서 가까운 공부터 넣기 시작해 차례로 먼 곳의 공을 넣는 식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길이 보이고 홀컵을 정확히 공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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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는 자세 아닌 움직임

빌리 마틴
골프에서 밸런스란 말을 많이 듣게 된다. 그러나 정작 일반인에게 밸런스가 무언지 물으면 쉽게 답하지 못한다. 밸런스는 자세(Position)가 아니라 움직임(Motion)이다. 밸런스는 스윙의 안정감을 줘 공을 정확히 맞히도록 도와준다. 또한 밸런스는 실제 행동(Action)이기도 하다. 신체의 모든 부분들이 타이밍에 맞춰 움직일 때 밸런스가 이뤄진다. 즉, 손·팔·어깨·엉덩이·다리 등 모든 신체 부위와 골프채가 모두 균형 있게 움직여야 한다.

좋은 밸런스는 스윙 전부터 만들어진다. 샷을 구사하기 전 어떤 이미지와 느낌을 갖느냐에 따라 밸런스도 달라진다. 좋은 멘털(정신)은 좋은 신체 밸런스를 만들어준다. 밸런스는 신체뿐 아니라 멘털 부분도 포함되는 것이다. 사실상 밸런스는 골프의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밸런스의 종류도 여러 가지다. 이제껏 설명했던 골프 이론에 밸런스가 들어가 있다. 프리샷 루틴(샷 전에 습관적으로 하는 일련의 동작)부터 세트업(스탠스·그립·척추각도) 그리고 실제 스윙(체중이동·코킹·스윙궤도·발동작 등) 동작을 하는 데 기본적으로 밸런스가 필요하다. 이처럼 밸런스는 다양한 분야에 존재하지만 골퍼에 따라 강조하는 부위가 조금씩 다르다.

발 양쪽에 고무 쿠션을 두고 스윙연습을 하면 균형감과 밸런스 향상에 도움이 된다.
세계적 골퍼인 게리 플레이어(Gary Player)는 좋은 밸런스는 발과 세트업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발과 다리를 강하게 만드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튼튼한 하체는 스윙 때 각종 동작을 지지해주고 체중이동을 원활하게 해줘 좋은 밸런스를 만들어준다. 이때 체중은 발의 가장 넓은 부분인 발볼에 둬야 한다. 일부에선 발뒤꿈치나 발가락에 체중을 실을 것을 주문하지만 이는 옳지 않다. 어떤 스포츠든 체중을 발볼에 둘 때 좋은 밸런스가 유지된다.

그 다음 살펴볼 것이 세트업이다. 자세의 출발점인 세트업이 잘돼야 스윙 때 좋은 밸런스가 유지되면서 체중이동이 잘 이뤄질 수 있다. 우선 적당한 스탠스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스탠스가 좁으면 몸 중심이 흔들리고 반대로 넓으면 체중이동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 얼마 전 한 학생의 스탠스를 바꿔 밸런스를 향상시켜줬다. 그 학생은 백스윙 때 몸 중심(척추)에서 5cm 정도 떨어지곤 했다. 백스윙할 때 체중을 지탱할 스탠스가 충분히 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탠스를 조금 넓혔더니 그 문제가 사라지면서 최상의 밸런스를 갖추게 됐다.

그립과 악력도 밸런스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만약 오른손과 팔이 적합하게 세트업되지 않으면 백스윙의 경로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손목 코킹에 영향을 주게 된다. 결과적으로 올바른 스윙궤도가 형성되지 못해 스웨이 현상(Sway·스윙 과정에서 상반신이 좌우 또는 상하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미스샷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이 발생한다. 또한 그립을 강하게 잡으면 백스윙 때 클럽을 빨리 들게 되고 이로 인해 리버스피벗(Reverse Pivot·백스윙 때 몸이 중심에 고정되지 못하고 왼쪽으로 쏠리는 자세. 그 결과 몸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 체중을 충분히 싣지 못하고 팔의 속도가 느려진다)의 원인이 된다.

세트업에서 좋은 밸런스를 만들었다면 그 다음 스윙에서도 이를 유지시켜야 한다. 막상 스윙 중 밸런스를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체중이동을 염두에 두고 스윙을 하다 보면 자세가 흐트러지기 일쑤다. 짐 퓨릭은 늘 골퍼들에게 “체중이동을 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곧 그는 이 말을 잊어달라고 당부했다. 그의 설명은 체중이동은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지 의식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체중이동의 과정을 보면 백스윙 때 오른쪽으로 갔다가 다운스윙 때는 반대로 왼쪽으로 온다. 체중이동의 80%는 이미 백스윙 때 손이 허리높이에 올 때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팔 스윙과 어깨, 엉덩이의 회전, 풋워크 등이 이뤄진다. 체중이동에만 신경쓰다 보면 이런 부분적인 동작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체중이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선 풋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잭 니클라우스의 스승인 그라우트는 좋은 밸런스는 좋은 풋워크에서 만들어진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잭 니클라우스도 어릴 때 몇 년간을 풋워크를 익히는 데 노력했다.

앞서 설명했듯이 어드레스 때에는 양발 사이에 체중을 고르게 두고 시작해야 한다. 발의 앞쪽 또는 뒤쪽이 아닌 발의 볼에 체중이 골고루 실리도록 한다. 며칠 전 부인과 골프 라운드를 했었다. 처음에 좋은 풋워크를 보여줬지만 나중에 끝에 가서 발이 꼬이고 말았다.

밸런스가 불안정해지면서 발이 타깃 쪽을 향하고 말았다. 문제점을 찾기 위해 찍어놓은 동영상을 봤다. 백스윙 때 척추와 엉덩이의 각도가 유지되지 않고 상체가 일어서는 걸 알 수 있었다. 상체 밸런스가 깨지면서 하체 밸런스도 나빠졌다. 이로 인해 체중이 발에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해 좋지 못한 풋워크를 보여줬다.

밸런스를 향상시키기 위한 연습법들(왼쪽부터 두 발 모으고 치기, 오른발 뒤로 빼고 치기, 야구연습법)
스윙 밸런스를 향상시키기 위한 연습법으론 ‘오른발 뒤로 뺀 채 치기(Right foot back)’ ‘두 발 모으고 치기(Feet together)’ ‘야구연습법’ ‘눈감고 치기’ 등이 있다. 이 방법들은 앞에서 간단히 설명했다.

오른발을 뒤로 뺀 채 치는 법은 밸런스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왼발을 공과 일직선이 되게 하고 오른발은 뒤로 빼서 발끝으로만 스탠스를 잡는다. 이 상태에서 공을 친다. 만약 좌우로 쓰러지지 않고 볼을 제대로 치면 실제 스윙에서 완벽한 균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이 연습법은 스윙궤도와 임팩트를 향상시키는 데도 효과가 뛰어나다.

두 발을 모으고 치는 법은 몸통과 팔의타이밍을 개선시켜준다. 방법은 간단하다. 평소처럼 공 앞에서 세트업을 한 다음 두 발을 모은다. 그 상태에서 클럽을 휘두른다. 그러면 몸과 팔의 절묘한 타이밍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스윙하는 동안 몸의 균형도 잘 유지할 수 있고 팔로만 휘두르는 스윙을 고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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