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푸른 생선, 1주일에 두 마리만 먹자 ■

약 150년 전 독일의 한 의사는 에스키모인이 결핵에 걸리면 유달리 가래에 피가 많이 나오고,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는 아마도 에스키모인들의 음식 섭취가 대부분이 동물성이고, 특히 고래고기의 지방섭취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 이후 120년이 지난 30년 전 이는 등푸른 생선기름에 있는 오메가 지방산(EPA)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물질이 에스키모인의 심장병 발병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에스키모인들의 심장병 사망률은 비슷한 기후와 풍토를 지닌 덴마크인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덴마크로 이주해 살면 심장병 발병률이 비슷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심장병이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먹는 것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뜻이다. 에스키모인 뿐만 아니라 일본·네덜란드 등에서도 생선 소비량과 협심증 발생률은 반비례 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생선을 많이 먹으면 왜 협심증과 심장마비가 줄어들까?

핏속의 혈소판은 출혈이 될 때 피를 엉기게 함으로써 더 이상의 출혈을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처럼 피를 엉기게 하는 혈소판의 성질은 거꾸로 혈관에 동맥경화가 진행될 때는 혈관 내에서 엉겨붙으면서 혈관을 막아버리는 역기능을 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뇌에 오면 뇌졸중(뇌경색)이 되는 것이고, 심장에 오면 협심증·심근경색증 등이 일어나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런데 생선기름은 이 혈소판이 혈관벽에 붙는 것을 막아 혈전(피딱지) 형성을 방지해 혈관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심장병 환자들이 심근경색 예방용으로 아스피린을 매일 먹는 이유도 이것이 혈소판이 엉키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생선기름은 혈관을 확장하는 작용도 함께 하며,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손상된 혈관을 회복시키는 역할까지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생선기름은 또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고, 칼슘의 섭취를 증가시키면서 배출은 감소시켜,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도 증명됐다. 생선기름이 동맥경화증을 호전시키는 효과는 그 자체가 콜레스테롤을 직접 떨어뜨린다기보다는 생선기름 자체가 갖는 이런 기능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생선의 효과

생선을 섭취하면 혈압을 낮아진다.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에게 그 효과는 경미하지만, 고혈압 환자에게서는 그 효과가 강력하다. 2033명의 남자에게 일주일 두 번 생선을 먹였더니, 심장마비 발생률이 30% 감소됐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또 다른 대규모 연구에서는 1만1000명의 심근경색증 환자에게 생선기름을 먹게 한 후 3년반 동안 관찰한 결과, 사망률이 15%가 줄었다. 생선기름 대신 비타민 E를 섭취한 환자들에게는 사망률의 감소가 별로 없었다. 즉 생선기름의 좋은 효과는 단지 혈소판에 의한 피딱지 형성을 줄여주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심장병 환자들의 돌연사는 혈관이 막혀서만 오는 것은 아니고 치료가 힘든 악성 부정맥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생선기름은 이러한 악성부정맥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기능이 있어 돌연사 예방에 일조를 한다는 것이 최근 증명된 바 있다. 이런 악성부정맥을 막는 효과와 혈소판 응집을 막는 작용이 합쳐져 심장병 사망률을 확실히 줄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
오동주·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

생선의 효과

→ 생선기름이 치명적인 부정맥 위험을 감소시켜 심장마비의 재발을 크게 줄인다.
    
(미국 심장학회 학술지 ‘순환’)
→ 1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 생선을 먹은 임신부는 아기를 예정일보다 일찍 낳는 조기 출산율이 3.5배
    낮다.
(영국 의학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 생선을 많이 먹으면 전립선암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
→ 생선회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특히 폐암 중 선암(腺癌) 발생률이 50%나 낮다.
(영국의 암전문지 ‘’)
→ 등푸른 생선을 일주일에 한번 먹는 사람은 한달에 1회 미만 먹는 사람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22% 줄어 들었다.
(미국 의사협회지)
→ 생선기름 보충제를 복용한 폐경기 여성은 심장병 위험이 27% 감소된다.
(임상영양학회지)
→ 1인당 생선소비율이 많은 나라는 우울증 발생률이 낮다.
(미국정신과학회)
→ 한달에 1~3번 생선을 먹는 사람은 한달에 한번 미만 먹는 사람에 비해 노인성 안질환인 ‘황반변성’
    위험이 약50% 낮다.
(미국 안과학회지)
→ 생선기름이 심장마비 환자의 사망 위험을 30%나 감소시킨다.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
→ 생선기름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이 조울증 환자의 증세를 낮춘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 생선기름이 류머티스 관절염과 관절의 통증 등을 완화시킨다.
(미국 브리검부인병원)
→ 생선기름이 정신분열 증세를 25%정도 줄인다.
(영국 세필드대학)
→ 생선에 들어있는 ‘DHA’가 치매환자에게 인지기능을 높이고 망상증세를 개선시킨다.
    
(일본 사가미화학연구소)                                                                                               ( 처음으로 )

생선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생선을 많이 먹는 나라는 살인 등의 타살률(他殺率)이 낮은 것으로 조사돼 있다< 그래프 >. 생선섭취량이 낮은 불가리아·헝가리·폴란드 등의 내륙 지역의 타살률은 높은 반면, 일본·한국·홍콩·노르웨이 등 해안을 끼고 있어 생선 소비량이 많은 나라는 타살률이 낮다. 이는 생선이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성격을 온화한 쪽으로 바꾸어 주는 화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생선은 대장암과 유방암 예방 효과도 갖는다. 여기에는 생선의 오메가 지방산(EPA)과 DHA 성분 모두가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선에는 양질의 단백질, 칼슘, 비타민B2·D 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생선 단백질은 쇠고기 등 동물성 근육과는 달리 근섬유가 매우 적기 때문에 위장에서 소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적어 위에 부담을 덜 준다는 장점도 있다.   
 

어떤 생선을 얼마나 먹어야 할까?

푸른 생선이 오메가 지방산 등이 많이 함유돼 좋다. 정어리·전갱이·다랑어·방어·고등어·꽁치·연어·장어·참치 등이 권장된다. 두툼한 생선을 일주일에 두 마리 정도 먹으면 혈관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몸에 좋다고 해서 너무 많이 먹으면 거꾸로 혈소판 응집 효과가 감소, 출혈이 많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에스키모인들이 심장병 사망률은 낮지만, 뇌출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민족이다. 무엇이든 과한 것은 좋지 않다.  

생선회 EPA·DHA등 영양소 손실 적어  

 생선은 색깔에따라 크게 ‘붉은살’과 ‘흰살’로 나뉜다. 가다랑어·방어·고등어·정어리 등 장거리에 걸쳐 유영하는 생선은 붉은살에 속하고, 도미·넙치(광어)·가자미·조기 등 한정된 지역에서 서식하는 것은 흰살에 속한다.

흔히들 고급 횟감이라고 하면, 복어·넙치·돔 등을 흰살 생선을 연상하지만, 이들 생선이 육질이 단단하여 씹는 맛이 좋기 때문이지, 영양학적 측면에서만 보면 붉은살 생선이 우월하다. 이는 붉은살 생선에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의 성분인 ‘EPA’와 ‘DHA’ 함량이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양소가 풍부한 생선은 회로 먹는 것이 좋다. 우선 신선도가 앞선다. 생선회는 죽은 지 얼마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영양소가 그대로 보존되고 맛도 좋다.

생선을 구이로 요리하면 구울 때 석쇠 등 조리기 아래로 떨어지는 액에 ‘EPA’, ‘DHA’, 타우린 등의 성분이 빠져 나간다. 또한 가열에 의해 비타민 등 일부 성분의 파괴와 산화가 일어나 영양이 떨어진다.

생선회의 생명은 매우 짧은 데, 넙치·돔·조피볼락·농어 등 흰살 생선회는 죽은 지 5~10시간, 방어 등 붉은살 회는 5시간 정도 안에 먹어야 한다. 살아있어도 썩는다는 고등어는 죽은 즉시 먹어야 한다.

또한 자연산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자연산의 육질이 10% 정도 단단하나, 그 차이를 느끼는 사람은 10명 중에 1명도 안된다. 영양소는 오히려 양식이 약간 높다.  
(
조영제·부경대 식품생명공학부 교수·‘생선회 100배 즐기기’ 저자)   

회 먹은 후 복통땐 감염 의심을

 생선을 날로 먹을 때의 복병이 이른바 ‘돌고래 회충’으로 불리는 ‘아니사키스’라는 기생충이다. 돌고래나 물개 등에 기생하는 유충으로, 새우류 등에서 자라다가 이를 섭취한 어류를 사람이 다시 날로 먹을 때 감염된다. 유충의 길이는 2~3㎝, 굵기는 0.5㎜로, 우윳빛을 띠는 실처럼 보이나 육안으로는 식별이 힘들다.

국내 보고에 따르면, 이른바 아나고로 불리는 붕장어, 참조기, 히라스 등을 먹고 나서 잘 걸린다.

이 유충에 감염되면 유충이 위 점막을 뚫고 들어가기 때문에 회를 먹고 4~6시간만에 급격한 위통·구토 등이 나타난다. 주로 20대에서 50대의 사람이 잘 걸리고, 계절별로는 5∼8월에 많다.

좋은 생선고르기인천 송내과·진단방사선과 송태진 원장은 “진단을 정확히 하려면 생선회 섭취와 관련된 자세한 정황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선회를 먹고 이같은 증상이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면 위내시경을 즉시 시행해서 유충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론 기생충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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