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삼성전자 주변 부동산…동탄2지구 개발 효과 기대
경기 침체, 공단 인근도 침울

‘삼성의 위기’. 언론에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는 말이다. 실제 삼성은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급기야 LCD모니터 분야에서 미국 델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게다가 외국 반도체 D램 업체들이 ‘합종연횡’으로 세력을 모으고 있어 메모리반도체에서도 전방위 위협을 받는 중. 낸드플래시, D램 등 반도체 시황 악화에다 특검 조사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쯤 되면 수도권에 위치한 삼성반도체단지 주변 경기도 좋지만은 않을 듯싶다. 동탄신도시와 인접해 대표적인 반도체 단지로 불리는 삼성전자 화성단지 인근 분위기는 어떨까.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 지난해 중반, ‘강남 대체신도시’ 얘기로 시장이 들썩였을 때만 해도 좋았지요. 동탄2지구가 결국 선정됐고 삼성반도체 화성2단지 증설 계획까지 힘을 더했어요. 하지만 요즘 이 일대는 조용하기만 합니다. 부동산 경기가 워낙 침체돼서겠지요.”(KCC스위첸 시범단지 앞 행운공인 최일규 대표)

화성 동탄신도시의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았다. 지하철 1호선 병점역에 내려 차로 10분 정도 가니 동탄신도시 시범단지 입구가 눈에 띈다. 한국토지공사에서 내건 ‘동탄신도시 입주를 축하드립니다’라는 말부터 방문객을 맞이한다.

수도권 2기신도시 중 핵심지구로 꼽히는 동탄신도시 개발은 이제 막 첫발을 디딘 느낌이었다.

아파트만 대거 들어섰을 뿐 할인점이나 병원, 약국 등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2단계 증설현장 앞에는 ‘삼성협력업체 입점상담’ 환영이라는 플래카드부터 눈에 띈다. 삼성반도체 근로자 수요를 노린 오피스텔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고 빈 땅엔 상업용 건물이 하루가 다르게 자리를 튼다. 버스나 자가용 대신 공사를 위한 덤프트럭들이 수시로 이곳을 드나들었다. 하지만 대부분 상업용 건물들의 1층조차 비어있을 만큼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다.

시범단지 입구에서 이마트 방향으로 가다 보면 연말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롯데캐슬, 우미린, 제일풍경채 등 아파트 공사도 한창이다. 인근에 입주를 완료한 KCC스위첸 시범단지 주변에는 중개업소들이 꽤 몰려 있다. 물론 숫자만 많을 뿐 대부분 중개업소에선 투자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최일규 대표는 “2006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바람이 불 때 가격이 꽤 많이 올랐지만 지난해부터 시장이 잠잠해졌다”고 분위기를 정리한다.

“수도권 다른 신도시도 마찬가지겠지만 여기도 분위기가 좋지 않아요. 100㎡(30평)대 급매물만 간간이 나올 뿐 거래도 거의 없고요. 세금 때문에 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고 굳이 지금 집을 사려는 사람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보합세라고 보면 됩니다.”

현재 동탄신도시 시범단지 가격은 100㎡대 기준으로 4억5000만원 선. 한때 5억원까지 치솟았다가 요즘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3억원대 후반의 급매물까지 심심찮게 나올 정도다.

이주자택지나 상가 매물도 있지만 수요가 그리 많지 않다. 이주자택지의 경우 231㎡(70평)가 5억원 선. 중심상업지구 상가 입주율도 20~30% 수준에 그쳐 상가 분양시장도 좋지 않은 형편이다.

윤정숙 현공인 대표는 “이제 입주를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전세 계약기간인 2년, 혹은 양도세가 면제되는 3년이 지나야만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나마 주민들은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증설과 ‘메타폴리스’ 개발효과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동탄신도시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주상복합단지 메타폴리스는 2011년 준공 예정으로 할인점, 영화관, 복합쇼핑몰 등의 복합시설을 갖춘다. 여기에 2012년 삼성반도체 화성2단지까지 완공된다면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단지로 자리매김해 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다.

윤정숙 대표는 “새 단지인데도 집값이 싸다는 생각 때문에 전·월세 거래만 꾸준하다”며 “교통도 불편하고 특목고 유치도 결정이 안 될 정도로 주민들 불만이 많지만 앞으로 삼성반도체 직원 수요가 몰리고 메타폴리스가 완공된다면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탄신도시의 경쟁력
‘베드타운화’ 피하려 자족기능 강화
교통은 아직 취약


총 4만여가구가 들어서는 동탄1지구는 이제 신도시 모습을 갖춰가는 느낌이다. 지난 2006년 말 시범단지 입주를 시작으로 단지별로 입주가 진행 중. 연말쯤 모든 단지 입주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거대한 규모를 빼놓고선 동탄신도시의 매력을 논하기 힘들다. 기존 동탄1지구와 함께 강남 대체신도시 얘기로 떠들썩했던 동탄2지구(2340만㎡)까지 합하면 총 3100만㎡(937만평). 분당신도시의 1.6배 규모다. 가구 수만도 14만6000호에 달할 정도다. 동탄2지구는 2010년 2월 첫 분양에 나서 2012년 9월 입주가 시작된다.

삼성반도체 화성2공장 공사현장.
동탄신도시는 산업기능이 공존하는 자족도시로 조성되는 것도 장점이다. 신도시의 최대 문제인 ‘베드타운’화되는 걸 막기 위해 동탄1지구 규모의 10%에 달하는 약 96만㎡(29만평)가 첨단산업단지로 조성된다.

특히 동탄2지구 입장에선 이미 동탄1지구가 개발 중이라 도로 등 기반시설 설치비용도 줄일 수 있다. 덕분에 난개발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구밀도 면에서 동탄1지구는 헥타르(ha)당 138명, 2지구는 120명이다. 분당(198명), 일산(175명)보다는 낮아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육 환경도 좋은 편이다. 경희대, 아주대, 경기대 등 학교가 반경 10km 안에 있고 초·중교가 신설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 화성2공장이 완공되는 2012년엔 기흥, 화성1공장과 합쳐 300만㎡(91만평) 규모로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반도체 관련 직원 5만여명과 협력업체 직원 5만여명을 합친 예상 수요만 10만명에 달할 정도.

물론 문제점도 많다. 동탄신도시가 당면한 문제는 경부고속도로 주변 신도시에 인구가 몰리면서 슬럼화를 초래하는 교통망이다.

장경철 상가뉴스레이다 투자분석실장은 “단일 교통망을 따라서 신도시가 줄줄이 건설되는 것은 판교나 분당, 용인을 비롯해 광교, 수원 주민들에게도 독이 될 것”이라며 “실제 분당신도시 원주민 상당수가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난을 견디다 못해 서울 강남권으로 유턴하기도 했다”고 밝힌다.

교통망도 턱없이 부족하다. 경부고속도로 기흥IC와 동탄IC에 인접해 있지만 서울로 출퇴근하려는 주민이 많지 않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물론 도로는 계속 짓고 있다. 2010년에는 봉담~동탄 간 고속도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와도 연결될 예정이다. 강남~동탄을 20분대에 주파할 수 있는 지하고속전철 개발도 검토 중이다.

동탄신도시의 경쟁력,
주변 신도시와 비교해 보니

동탄2지구 분양가,
광교보다 낮을 듯


동탄신도시를 경부 축 다른 신도시인 광교신도시와 비교해 보면 어떨까. 광교는 동탄신도시와 더불어 2기신도시 경쟁자 겸 동일축이다.

광교신도시 분양가와 청약열기, 입주 시 가격이 동탄신도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먼저 수원 광교테크노밸리와 동탄 비즈니스파크 등을 연결해 ‘자족도시’로 건설되는 광교신도시는 동탄과 비교해 서울에서 가깝다.

초미의 관심사인 분양가에선 동탄2지구의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광교신도시 분양가는 3.3㎡당 1000만원 선에 책정될 전망이다. 동탄1지구의 3.3㎡당 분양가가 1300만~16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꽤 저렴하다.

물론 2010년 조성 예정인 동탄2지구 아파트 분양가는 더욱 낮아 3.3㎡당 800만원 선에 책정될 예정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동탄2지구가 3.3㎡당 800만원대에서 분양되면 인근 동탄1지구 시세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 때문에 동탄2지구 시세가 1지구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아 2지구 투자가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동탄신도시 투자가치는 서울 접근성에선 광교보다 못하지만 분양가 경쟁력에선 앞설 수 있단 얘기다.

동탄신도시 미래는
제2경부고속도로 개통 수혜 기대

동탄1지구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
동탄1, 2지구를 합한 동탄신도시가 2017년 완공 예정인 제2경부고속도로 최대 수혜지라는 기대도 많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경부라인 교통망을 분산할 수 있는 제2경부고속도로 최대 수혜 지역은 동탄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10년여 동안 교통 불편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동탄신도시 주변에 개발되는 2기신도시가 꽤 많아 독보적인 위상을 유지하긴 힘들다는 설명도 많다.

새 정부에서 신도시 개발보다는 서울 도심 재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박상언 대표는 “우리도 일본처럼 서울 도심과 1시간 이상 떨어진 신도시는 경기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수도권 규제 완화로 대기업 투자가 가속화되면 동탄이 자족도시 기능을 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재테크 팁 / 동탄신도시 투자 유망 상품은? 】

◆ 삼성 직원 대상 오피스텔 노려라

부동산시장이 침체됐지만 기반시설이 갖춰지는 신도시투자에 대한 수요는 항상 꾸준하다. 그렇다면 동탄지구에서 노려볼 만한 투자 상품은 어떤 게 있을까. 먼저 아파트는 주변 신도시에 공급이 지속되고 있어 그에 걸맞은 수요가 나타나지 않으면 가격 약세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덕분에 오피스텔, 상가 등이 유망 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특히 오피스텔은 ‘나홀로 독신족’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해 틈새 투자 상품이란 설명이 많다. 무엇보다 인근 삼성반도체단지 근로자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장경철 실장은 “동탄 오피스텔의 경우 10만여명에 이르는 삼성반도체 및 유관업체들의 수요만으로도 투자가치는 충분하다”며 “2012년까지 삼성반도체단지가 증설되고, 삼성연구단지 등이 추가로 완공되면 수요는 더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분양 중인 오피스텔 중에선 동일하이빌 물량이 눈에 띈다. 지하 6층, 지상 26층 규모로 동탄신도시에서 몇 안 되는 오피스텔 전용 빌딩이다. 공급 규모는 71.34(21평)~100.83㎡(30평) 등 6개형으로 구성돼 총 271실이다. 분양가는 3.3㎡당 660만~766만원 수준. 현재 60% 정도 분양이 완료됐다.

면적 구성도 다른 오피스텔과 다르다. 2007년 이후 동탄신도시에 공급된 오피스텔의 경우 보통 전용면적 50㎡ 미만이 80.7%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동일하이빌 오피스텔은 모든 물량이 전용면적 35~50㎡인 데다 소형 원룸과 중형 투룸을 적절하게 배분한 게 특징이다. 보통 전용면적 50㎡ 이하면 바닥 난방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게다가 아직까지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1주택 보유자가 매입해도 세금 부담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계약 후 3개월이 넘으면 전매도 가능하다. 2009년 시공에 나서 2011년 개원 예정인 800병상의 한림대병원 부지도 동일하이빌 오피스텔 건설 부지에 인접해 있다.

동탄 동일하이빌 오피스텔 분양대행사인 에이펙스21김은영 사장은 “동탄신도시 중심 상업지에 위치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쉽다”며 “삼성전자 화성공장 증설로 배후수요가 풍부하고 인근에 여의도 2배에 달하는 37만2900㎡의 센트럴파크가 자리 잡은 것도 매력”이라고 밝힌다. 이 밖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등 임대사업이 가능한 상업시설 투자도 유망할 전망이다.

[김경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49호(08.04.02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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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2 09:04:3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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