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보다가 일본어에 능통해졌어요"
일본에 한 번도 간 적이 없지만 혼자서 공부해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된 10대 소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16세의 공그림양. 그림양은 재미삼아 보기 시작한 일본 애니메이션에 푹 빠진 것을 계기로 일본어를 독학해 수준급 실력을 갖추게 됐다.
그림양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작년 8월. 그 이전에는 일본 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일본어를 처음 접하게 됐다.
친구가 보고 있던 애니메이션 이 재미있겠다 싶어 빌려 봤는데 그 후로 6개월간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빠졌다는 것. 그는 6개월간 본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만 수백 편. 애니메이션만 본다는 부모 님의 성화도 그를 말릴 수는 없었다.
재미있는 시리즈는 반복해 보기도 하고 또 부모님을 졸라서 사서 보기도 했다.
이렇게 공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애니메이션이 재미있어서 보기 시작한 것 이 어느 새 그의 머릿속에는 일본어가 입력돼 있었다.
한글로 된 자막이 나와서 보는데 특별한 어려움이 없었지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일본어 사전을 도움 받은 것이 전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학원을 다니지도 책을 사놓고 문법을 공부하지도 않았다.
그는 "애니메이션에 자주 나오는 문구는 어느 정도 지나니깐 저절로 암기가 됐 어요. 우리나라 말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어린애가 처음 언어를 배울 때 부모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듯이 역시 애 니메이션을 보면서 일본어를 그대로 체득한 셈이다.
그림양은 현재 일본인과 대화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고, 단지 한 번도 보지 못 한 한자가 나올 때 읽는 데 다소 어려움을 느끼는 정도다.
그는 자신의 일본어 실력을 환경재단이 주최한 피스앤그린보트에도 맘껏 뽐냈다.
아버지의 권유로 참가했지만 50대의 일본인 3명과 방을 함께 쓰며 통역자 역할 을 톡톡히 해냈다.
아직 앳된 얼굴의 그림양은 현재 중3년생의 나이지만 서울의 모 중학교를 1년만 에 그만뒀다.
스스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혼자서 공부해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자립형 사립고인 포항제철 고등학교 에 당당히 합격해 내년에 입학한다.
그는 "나노와 신소재 공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야심찬 포부를 나타냈다.
taejong75@yna.co.kr
(부산=연합뉴스) 김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