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이 아픈 아들을 돌보던 어머니가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더 큰 이웃 사랑’을 선언하고 나섰다.
주인공은 수원 서둔교회 장재순(61·경기도 수원시 탑동) 집사. 중등 검정고시와 수원 계명고를 아들 임동욱(39)씨와 함께 다닌 장 집사는 대학도 같은 곳을 다니기로 의기투합해 2003년 나사렛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15일 졸업을 앞두고 있다.
장 집사가 아들과 함께 사회복지학을 택한 것은 남다른 사연이 있다.
간질 등으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아들을 위해 10여년간 수업을 함께 받은 것. 또 가정형편과 여자라는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장씨의 뒤늦은 향학열도 한몫했다.
장 집사의 졸업학점은 4.5 만점에 평균 3.6점의 우수한 성적이다.
지난해 받은 장학금은 장애인을 위해 쓰라고 대학에 기부했다.
“1년 정도 쉬었다가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입니다.
사회복지사 2급 자격을 얻은 만큼 노인과 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남은 여생을 살 작정”이라며 사회봉사 열정을 살짝 드러내기도 했다.
환갑을 갓 넘긴 장 집사는 장애인 직업재활센터를 건립해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꿈이다.
이들 모자는 인근 장애인 직업재활센터에서 매주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신앙이 없었더라면 학교는 물론 삶을 유지하기도 힘들었을 겁니다.
하나님이 늘 지켜주셨죠. 하나님이 이끌어 주시는 대로 따라가며 지역사회와 교회,가족을 위해 욕심없이 살고 싶습니다.
” 교회 구역장으로 섬기고 있는 장 집사는 요즘 내달 4일 사회복지사 1급 자격시험에 도전하기 위해 밤낮으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장 집사는 또 10년째 동네 통장이기도 하다.
불우 이웃을 위해 쌀과 반찬을 배달하고 통지서를 나르는 등 동네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장 집사 모자는 졸업 후 동사무소나 구청 사회복지과 등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대학에서 배운 것들을 활용할 생각이다.
이들 모자는 신앙생활에도 열심이다.
주일 예배는 물론 새벽 기도와 수요예배,금요 철야예배도 함께 다닌다.
“아들이 간질을 앓으면서 하나님을 알게 됐죠. 아들이 신앙의 눈을 뜨게 해 주었어요. 자식으로 인해 이웃도 제 가족처럼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됐고요.”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인 임영춘(66·제조업·수원 서둔교회 집사)씨는 “아내와 아들이 동시에 대학을 다녀 경제적인 부담이 있었는데 다행히 공부를 잘해 장학금을 타는 등 하나님이 도움을 주셨다”며 “아내와 아들 모두 늦게 공부를 시작한 만큼 자신들의 꿈을 꼭 이룰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