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문화 이대론 안된다] ‘주5일’ 해도,주말엔 술 먹고 잠만 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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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신년기획] “토요일 오전에는 거의 잠을 잡니다. 금요일 저녁 늦게까지 술을 마시다 보니 으레 늦잠을 자게 됩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 모(40·서울 서초동) 과장은 “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된 첫 해에는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영어학원에도 다니고 했는데,요즘에는 게을러진데다 딱부러지게 갈데도 없어 잠자는게 다반사”라고 말했다. 그는 올들어 금요일에 술을 마시고 주말을 무기력하게 보내는 날이 부쩍 잦아졌다고 털어놨다.
2004년 7월 종업원 1000명이상의 대기업을 시작으로 도입된 주 5일 근무제가 지난해 7월 종업원 100명이상 업체로 확대시행됐다. 그런데 국민들의 삶의 질은 어떤가?
200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삶의 질 순위는 25위로 뒤에서 다섯번째다. 경제력은 선진국 대열에 들었으나 삶의 질은 별로 그렇지 못하다. 휴식시간이 늘었는데도 여가생활 만족도는 향상되지 않고 있다. 주 5일 근무제 확대에 맞춰 여가문화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겠다던 정부도 별로 내놓는 것이 없다.
◇무너지는 주말의 꿈=중소기업에 다니는 이 모(42·경기 일산) 차장은 “처음에는 애들이랑 놀이공원과 야외나들이를 자주 했는데 매번 비슷하니 애들이 싫증을 낸다”며 “돈도 많이 들어 이제는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소일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주 5일제 시행이후 학원에도 다니는 등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투자를 하던 직장 동료들도 요즘에는 주말을 그저그렇게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연봉정보 전문 페이오픈이 지난해 1438명을 대상으로 ‘주 5일 근무제 실시 후 가장 많이 달라진 점’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31%가 ‘달라진 것이 전혀 없고 잠만 늘었다’라고 응답했다.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10살 이상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한 ‘2006 국민여가조사’에서도 여가활동은 TV시청과 라디오 청취,잡담 등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 여가활동을 순서대로 5가지씩 꼽게 한 결과 상위 10개 항목은 TV 시청과 라디오 청취,잡담·전화 통화하기,컴퓨터 게임,목욕·사우나,음주,신문·잡지 보기,,영화보기,산책 등의 순이었다. 산책을 빼고는 모두 ‘방콕’형이다.
2004년 7월 1일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기 전 조사에서 영화 연극 관람,등산 낚시,여행 등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형이 주를 이룬 것과는 오히려 대조적이다. 공무원 정 모(43)씨는 “막상 주 5일 근무제가 시작되니 어떻게 주말을 보내야할지 막막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그냥 집에 있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했다. 여가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경제적 여유가 없는 상당수 서민들은 텔레비전 등을 보며 주말 연휴를 집안에서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주 5일 근무제로 근로소득이 줄어든 서민들은 오히려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OECD 국가 평균 주당 노동시간은 40.6시간,여가활동은 39.2시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우 각각 50.7시간,30.7시간이다. OECD국가 평균보다 주당 10시간 더 일하고 8.5시간 적게 여가생활을 즐긴다는 얘기다.
한국여가문화학회 조동성(서울대 경영대 교수) 회장은 “우리가 제대로 놀아 본적이 없고 여가교육을 받은 적도 없었던 탓에,주 5일 근무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본격적인 주 5일 수업제를 앞두고 건전한 청소년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여가시설을 확충하고 여가교육을 선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화사회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뜻도 있다.
◇헛구호에 그친 정부대책=정부는 2004년 7월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노동중심 사회가 여가중심 사회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고 다양한 여가활동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풍요로운 여가생활을 통한 선진형 복지사회를 건설한다는 목표에서다. 우선 여가활동이나 저렴한 주말여행을 위한 여가환경을 정비하고 개인과 가족,지역주민 및 청소년을 위한 여가 프로그램을 개발키로 했다. 또 문화유산해설사 등 관광활성화를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정책은 흐지부지되고 있다. 여가활동을 위한 정부예산도 제대로 편성되지 않고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만한 성과도 거의 없다. 그러니 중산층과 서민층이 싸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여가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조사결과 국민들은 여가활동의 방해요인으로 경제적 여유를 꼽았다. 주말 여가활동의 장애요소로 비용을 꼽은 응답자가 2004년 조사에서는 40%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63%로 늘었다.
국회 문광위원인 열린우리당 김재홍 의원은 “국민들은 다양한 여가활동을 원하면서도 비용과 기술부족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상태”라면서 “균형적 여가생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여가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여가교육 프로그램과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가 관련 종합운용 정책부서 신설과 지역 여가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여가문화진흥법 제정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웅 편집위원 yw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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