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세븐 집값, 송파는 '들썩'ㆍ평촌은 '잠잠'
강남권 재건축 중심 호가 상승…목동은 관망세
서울·수도권의 주요 시장으로 여겨지던 버블세븐도 무색할 정도로 안개 속을 걷고 있다.
서울 집값을 견인해온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지난해11월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고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 제2롯데월드 건립 등 기대감으로 분위기가 달아올라 올 초 반짝 거래가 됐을 뿐이다. 현재 추가매수세가 붙지 않은 시장은 다시 냉랭해져 정부가 내놓는 호재에 호가만 소폭 오르내리고 있다. 그밖에 버블세븐 다른 지역도 잠잠하다. 올 초 강남의 급등으로 목동·분당·과천 등은 중소형 중심으로 급매물은 소진됐지만 여전히 시장은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워낙 어려워 버블세븐도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이 돼 버렸다”며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투자자들 가장 먼저 손을 뻗을 곳이기에 꾸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송파구 한강변 초고층 건립, 투기지역 해제, 제2롯데월드 건립 등 각종 호재를 품은 송파구는 강남권에서도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곳이다. 지난해 중순 1만8000여 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급매물이 속출하고 역전세난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물량이 어느 정도 소화되고 호재가 이어지자 송파구 일대 최근 집값은 고공행진 후 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최근 잠실동 제2롯데월드 건립이 확정돼 송파구 일대 부동산 시장은 강남권에서 관심이 집중돼 있는 곳이기도 하다. 송파구에서도 제2롯데월드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잠실주공5단지의 집값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재건축 대상인 이 아파트 112㎡는 지난해 말보다 2억원 이상 올라 현재 11억2000만~11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지난달 초에는 11억2000만원까지 실거래됐다. 115㎡는 현재 12억5000만원이 급매물 시세다. 원하는 값에 잡을 수 있던 송파구 새 아파트들도 집값이 많이 뛰었다. 주공1단지를 재건축 한 잠실동 엘스아파트 108㎡의 매매 호가는 최근 9억3000만~10억원 선으로 지난해 말보다 2억원 가까이 뛰었다. 전셋값도 올 초보다 부쩍 올랐으나 물건이 부족하다. 입지가 뛰어나 수요가 늘면서 새 아파트들은 전세난 우려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주공5단지 전셋값은 평형에 상관없이 1억8000만~2억2000만원이고 새 아파트인 리센츠 108㎡은 1월 말보다 1억5000만원이 오른 3억5000만~4억원에 물건이 나와있다. 잠실동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강남권 중심이 송파구로 옮겨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호재가 몰린 송파구 부동산 시장은 불경기에도 고무된 상태”라며 “경기가 회복되면 집값이 한번 더 크게 들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서히 움직이는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서초구 부동산 시장도 큰 움직임은 없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 등 호재가 이어질 때마다 호가가 오른다. 잠원동 일대는 한강변 초고층 건립계획의 주요 수혜지기도 하다. 이에 따라 호재가 끊긴 기간에는 내림 폭이 적은 편이다. 최근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해제가 보류돼 호가 상승세는 멈춰있는 상태지만 투자자들의 문의는 꾸준하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잠원동 킴스공인 차은정 사장은 “송파구처럼 눈에 띄게 호가가 뛰지는 않지만 서초구도 호재에 발맞춰 호가가 꾸준히 올랐다”며 “그러나 매도·매수자간 가격이 맞지 않아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전했다. 재건축 대상인 한신2차 99㎡는 지난해 말보다 1억원 이상이 오른 8억~8억5000만원 선이고 전셋값은 1억5000만~2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반포동 반포자이는 115㎡가 급매기준으로 10억2000만이고 11억~12억원짜리 매물도 나와있다. 2월 초 최고 거래가는 11억6000만원이었다. 지난해 11월 10억원 선이던 때와 비교하면 호가가 2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 아파트 전셋값은 3개월 동안 무려 2억원이 올라 115㎡는 4억~4억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잠원동 부동산명가공인 박순애 사장은 “서초구 부동산 시장은 종종 급매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호가가 있을 때마다 내린 것 이상으로 값이 오르고 있다”며 “전세도 송파구 물량이 빠지자 서초구로 수요가 몰려 중소형 전셋집은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재건축 아파트만 민감한 강남구 강남구도 다른 강남권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많은 강남구도 일반 아파트들은 잠잠한 편이지만 재건축 아파트들의 시세는 민감하게 움직인다. 개초동 동명공인 이형관 사장은 “투기지역 해제 얘기가 나올 때마다 호가가 들썩이고 있다”며 “경기가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물건도 쏟아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재건축 대상인 주공1~4단지 42㎡는 현재 7억~7억5000만원 선, 49㎡는 9억2000만원 선이다. 지난해 말보다 1억~1억5000만원 정도 오른 것으로 인근 중개업소들은 투기지역이 해제돼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집값이 요동칠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장에 나온 주공1~4단지 매물은 통 틀어 30여 건 정도다. 한편 전셋값은 오래된 아파트라 수요가 많지 않아 큰 변동이 없다. 주공아파트들의 전셋값은 평형에 상관없이 7000만~1억원 선에 물건이 나와있다. 목동, 중소형에 매수세 입질 목동 일대는 3월부터 관망세에 접어든 분위기다. 중소형에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는 정도다. 다음달 개통을 앞두고 있는 9호선 주변 목동신시가지1단지 등은 지하철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형성돼 있다. 주로 9호선 주변 중소형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개통 전후로 한 두 차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목동 송학공인 박희란 대표는 "9호선 개통이 다가오면서 강남으로 다니기 편해진다는 생각에 인근 중소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며 "목동신시가지 이외 단지에 살던 사람들이 기존 집을 처분하고 목동신시가지에 들어오거나 신시가지 중소형에서 중대형으로 옮기려는 사람들이 주된 수요층"이라고 말했다. 목동신시가지1단지 89㎡는 지난 1월 5억2000만~5억3000만원 선에 급매물이 나왔던게 최근 5억원대 후반이나 6억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주로 5억7000만~5억8000만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115㎡는 9억~10억원 선에서 거래된다. 나라공인 장경미 실장은 "중소형을 중심으로 매수세는 붙고 있지만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매수세가 확 살아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은 계단식 상승 분당 집값은 계단식으로 상승하고 있다. 눈에 띄는 오름세는 아니지만 저가 매물이 소화되면 2000만~3000만원씩 뛰면서 가격을 회복하고 있다. 서현동 시범삼성 109㎡는 2월초 5억3000만~5억8000만원에서 거래되던 게 지금은 6억원 이상으로 호가가 올랐다. 로열층 물건은 6억3000만원 이상에도 나온다. 하지만 아직 매수자들은 5억5000만원 선에서 매물을 찾아 거래가 활발하진 않다. 서현동 늘푸른공인 노성훈 대표는 "지난 1~2월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금액이 싼 매물에는 매수세가 잘 붙어 거래도 활발했다"며 "요즘에는 이곳 사정을 잘 아는 분당 거주자들이 적정 가격대 매물이 나오길 기다렸다가 좋은 매물을 싸게 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 불확실성이 있긴 하지만 지난번 낙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시장이 다시 침체되더라도 저점보다 내려가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도자와 매수자간의 거래 희망가격에 차이가 많다보니 단번에 상승세를 기대하긴 힘들다. 가격이 오르면 매수세가 붙지 않고 가격이 내리면 매수세가 따라 붙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현지에선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면서 점차 저항가격을 뚫으면서 상승해 나갈 것으로 내다본다. 용인 일대는 한산 용인 일대 집값은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부동산 시장에 쉽게 불을 지피지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 통계자료에서도 2년 가까이 매매시장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어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때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수지 일대(상현·신봉·동천·성복동)는 2006년 말 고점 대비 30% 이상 가격이 빠져있는 상태다. 올해 1~2월 지난해부터 쌓여있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저가 매물이 상당부분 빠진 상태다. 하지만 급매물 이후 가격엔 매수세가 거의 붙지 않는다. 상현동 수지아이파크공인 김경진 사장은 "요즘 상현동 거래시장은 조용하다. 집값이 예전 고점보다 20~30% 이상 떨어진 상태인데도 매수세가 전혀 따라주질 않는다"며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둔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상현동 센트럴아이파크 135㎡은 현재 4억8000만~5억원, 169㎡는 5억5000만~5억5000만원 선이다. 신봉동 미소진 공인관계자는 "1~2월 급매물이 소화되고 난 뒤 매수자와 매도자간에 희망 가격차이가 더 벌어졌다"며 "매수자들은 예전 급매물 가격대를 찾지만 이제는 그 가격에 나올 매물이 없어 거래가 성사되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천, 급매물 소진 뒤 변동 없어 과천은 지난해 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슈르 입주를 전후해서 입주물량이 과다하게 쏟아지면서 매매, 전세 시장이 약세를 보였다. 지난 겨울까지 입주폭탄에 시달리던 과천 일대도 1~2월에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아파트값이 진정되는 모습이다. 3월에도 싼 매물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 3단지 105㎡는 6억8000만원까지 내려갔었지만 저가매물이 소진되면서 지금은 7억원대 초반부터 9억원대까지로 가격이 올랐다. 저가 매물이 소진되면서 전셋값도 많이 회복됐다. 105~109㎡는 지난해 1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던 전셋값이 지금은 3억원 이상으로 훌쩍 뛰었다.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2단지 59㎡는 1~2월에 6억원대 초반이던 게 지금은 7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매수자들은 7억2000만원 선에서 구입하길 희망해 다소 가격 차이가 있는 편이다. 한번 거래가 성사되면 거래 가격에서 1000만~2000만원 정도 호가가 오른다. 과천 S공인 관계자는 "대기수요자들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경제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며 "최근에는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 집을 구입하는 데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아 관망세를 취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평촌은 유난히 잠잠 평촌은 올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요 지역이 들썩거릴 때도 미동도 하지 않아 유독 하락세가 계속됐던 곳이다. 강남권처럼 큰 호재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집값을 상승세로 반전시킬만한 요인이 없었던 것이다. 평촌 향촌롯데 109㎡는 2007년 최고 6억800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되다 2월말에는 5억원 초반까지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진되면서 시세가 회복되긴 했지만 거래는 없는 상황이다. 예전과 같이 강남 분당에 이어지는 집값 상승 영향을 긴밀하게 받지 못하고 하락과 보합이 반복되고 있다고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한다. 반면 전세 시장은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목련동아 119㎡는 2억5000만~2억8000만원이었던 게 지금은 2000만원 정도 올랐다. 범계동 굿모닝공인 관계자는 "다른 곳은 2월까지도 매매 거래가 잘 됐다고 하는데 이곳은 1월에 반짝하고는 끝이었다"며 "요즘에는 사정이 급한 사람들만 매물을 내놓고 나머지 대다수는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 초원마을 이젠공인 관계자는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길 바라지만 매도자들은 이제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면서 호가를 올릴 생각을 해 가격 차이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권이상·이영주 기자 kwons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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