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아는 것이 돈이다]② 채권투자


《‘주식에 투자할 것이냐, 은행에 맡길 것이냐.’ 예금과 주식투자 사이에서 망설이는 투자자라면 이 두 투자의 중간쯤에 있는, 즉 위험은 주식보다 낮고 기대수익률은 은행 이자보다 높은 상품을 찾아야 한다. 바로 채권투자다. 요즘 채권은 10만 원, 100만 원 등으로 쪼개 판매하기 때문에 비교적 소액으로도 투자를 할 수 있어 좋다. 특히 ‘시중금리+알파(α)’를 노릴 수 있는 회사채 투자는 은행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에게 대안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어떻게 투자할까

 

회사채 투자는 돈이 필요한 회사가 채권을 발행하면 투자자들이 그 채권을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이 돈을 빌리는(채권을 발행하는) 회사의 신용도다.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살피는 것이다. 이자를 많이 준다고 선뜻 채권을 샀다가 회사가 망해 버리기라도 하면 빌려준 돈을 떼일 수 있다. 회사채 투자는 은행 예금과 달라 정부가 원금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회사의 신용도를 살피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신용등급이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채권을 투기등급 채권이라고 부르는데 개인투자자는 아예 투기등급에 손을 대지 않는 게 좋다.

만기가 1년 이하인 채권이라면 BBB0급이나 BBB-급에도 충분히 투자할 만하다. 하지만 투자 기간이 2년이 넘게 남았다면 더 안전한 BBB+급 이상에 투자하는 게 좋다.

채권에 투자하려면 증권회사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주식 투자와 같은 요령으로 유선이나 온라인을 통해 주문을 하면 된다.

○금리를 살펴라

회사채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점은 금리다.

우선 이자를 어떤 방식으로 지급하는지 살펴야 한다.

회사채 중에는 매달(혹은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해 주는 이표채가 있고 이자와 원금을 합해 복리로 불려 만기에 한 번에 지급해 주는 복리채와 할인채가 있다.

은퇴 뒤에 일정액을 생활비로 써야 하는 투자자라면 이표채가 좋고 목돈을 만들려는 투자자라면 복리채나 할인채가 더 낫다.

채권투자에서 수익률을 따질 때에는 세후수익률을 집중해서 비교해야 한다. 채권은 표면금리와 실제 금리가 다르고 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 복잡하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수익률만으로는 실제 수익률을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에는 세금 다 떼고 실제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지는 세후수익률, 혹은 은행 금리로 환산한 수익률이 얼마인지를 살핀 뒤 다른 금융상품과 비교를 하면 선택이 쉬워진다.

○판매되는 상품

회사채는 항상 판매가 되는 것이 아니다. 돈이 필요한 회사가 채권을 발행해야 회사채 투자가 가능해진다.

특히 최근에는 우량 기업들이 현금을 많이 갖고 있어 회사채 물량이 많지 않다. 따라서 투자를 하려면 평소 어떤 종류의 회사채가 발행되는지 증권사 홈페이지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동양종합금융증권에서 임광토건자산유동화채권과 금호산업자산유동화채권을 판매하고 있다. 두 채권 모두 신용등급은 BBB0이며 은행예금으로 환산한 금리는 연 5.9%대이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 금융상품 아는 것이 돈이다 ①CMA(자산관리계좌) ]


《뭐든 알아야 돈 버는 세상이다. 그런데 알쏭달쏭한 금융상품이 너무 많다.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상품 특성 따지지 않고 가입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내세울 것이 있으면 불편한 측면도 있는 법. 매주 화요일 금융상품의 장단점을 조목조목 분석하는 코너를 마련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본다.》

 

“자산관리계좌(CMA)요? 이자가 높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불편하고 위험할 것 같아서….”

 

정보기술(IT)업체에 근무하는 성지은(가명·33·여) 씨는 이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 은행 보통예금(연 0.3% 수준)에 4000만 원 정도를 묻어 놓고 있다. 급여통장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만약 성 씨가 4000만 원 중 3000만 원을 연 4% 안팎의 이자를 주는 CMA로 갈아타면 연간 120만 원가량의 이자 수입이 생긴다.

직장인들 사이에 CMA가 급여통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8월 말 현재 CMA 계좌는 90만 개, 설정 잔액 3조8000억 원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안에 100만 계좌 돌파가 예상된다.

하지만 증권사 CMA는 예금자 보호가 안 되고, 가입하기가 다소 불편하다. 이자가 높은 만큼 단점도 있다는 얘기다. CMA의 장단점을 해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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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금 자동이체 되나 안 되나

성 씨 보통예금에 목돈이 모인 것은 여유 자금을 정기적으로 덜어내 다른 금융상품으로 갈아타지 않았던 탓이 크다. 그는 또 각종 공과금과 카드 결제대금, 휴대전화 요금 등이 자동으로 빠져나가게 해둔 급여통장에는 늘 충분한 돈이 있어야 안심하는 스타일이었다. 무엇보다도 자동이체는 은행의 보통예금 통장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CMA는 카드 결제대금, 통신료, 각종 공과금 납부가 모두 가능하다. CMA에 가입하면 입출금이 가능한 은행 가상계좌가 생긴다. 회사의 급여 계좌와 카드나 통신회사의 결제용 계좌를 이 가상계좌로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단 국민, 씨티, 우리카드와 대구, 경남, 부산은행의 BC카드는 가상계좌 결제가 안돼 CMA 이체가 불가능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인근 은행 지점을 임의로 정해 납부토록 하는 아파트 관리비도 자동이체가 안 된다.

보험료는 1회만 납입하면 2회부터 CMA로 자동이체할 수 있다.

○ 예금자 보호 되나 안 되나

‘기대 수익과 위험은 비례한다’는 것은 투자의 상식. 성 씨는 “이자가 은행 보통예금의 10배라면 원금을 까먹을 위험이 높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있을 수 있는 의문이다. 하지만 성 씨가 우려하는 것과 달리 CMA에 넣은 돈을 까먹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CMA 이자는 국공채와 기업어음 등에 투자해 생긴 수익이다. 국공채가 마이너스 수익을 내면 원금에 손실이 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공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극단적으로 가정해서 거래 증권사가 부도를 내면 원금을 잃을 수 있다. 이런 위험이 염려되는 투자자는 5000만 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는 종합금융회사의 CMA를 선택하면 된다. 증권사 CMA는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야간과 주말 인터넷뱅킹 가능한가

성 씨는 CMA를 가입하러 증권사에 가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 측은 가까운 지점에 가면 대기 시간을 빼고 10분 정도면 CMA 통장을 개설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충분히 가입할 수 있다는 것.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인터넷뱅킹 이용도 마음에 걸렸다. 야간에 급하게 목돈이 필요할 경우 돈을 마음대로 뽑아 쓸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 경우는 어느 회사 CMA 통장이냐에 따라 사정이 달라진다. 종금사 CMA는 평일 야간과 주말에 ATM과 인터넷뱅킹을 쓸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 CMA는 야간과 주말에도 현금 인출과 인터넷뱅킹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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