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겨울잠에서 깨어나나? |
강북권 중소형 중심으로 가격 꿈틀 |
경기도 고양시 식사동에 사는 주부 이모(39)씨는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할 요량으로 지난 주말 서울 은평구 수색동 일대 부동산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들렀다. 요즘 아파트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가격 흥정만 잘 하면 싸게 전셋집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집주인과 가격 흥정은 물론 집 구경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전세 물건을 찾을 수 없었던 데다 가격도 올해 초보다 더 올라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씨는 “남편 직장이 서울 도심권이어서 직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전셋집을 얻으려고 했다”며 “이러다간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식사동 전셋집에 2년 더 눌러 앉거나 서울의 다른 아파트를 좀 더 알아봐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강북권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도 소폭 오르고 있다. “요즘 들어 전세 수요 많이 늘고 있어요”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아직까진 일부 지역에 국한된 얘기다.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권은 여전히 약세다. 전세 수요가 줄어 거래도 한산한 편이다. 강북지역에서도 가격이 보합권에 머물고 있는 곳이 많다. 하지만 이달 중순 이후 노원ㆍ도봉ㆍ성북ㆍ은평ㆍ성동ㆍ용산구 등 강북권 20~30평형대 아파트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순까지만 해도 조용하던 이들 지역 아파트 전세시장에 최근 들어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은평구 수색동 샘공인(02-307-2411) 김충권 사장은 “전세금은 조금씩 오르는 데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 세입자들이 집을 사기보다는 재계약으로 전세기간을 연장하는 사례가 많고,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집주인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이 때문에 결혼 등으로 새로 전셋집을 구하거나 이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마음에 드는 전세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고 덧붙였다. 노원구 중계동 한 공인중개사는 “중계동의 경우 교육 여건이 좋은 전세 선호지역이다 보니 전세 물건을 구하는 게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상계동 한빛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매수세가 주춤하자 집값 하락을 기대하는 주택 수요자의 상당수가 전세로 돌아서거나 전세 재계약이 늘면서 단지 마다 전세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어, 가격도 조금씩 오르네” 전세 수요는 꾸준한 데 물건이 달리다보니 가격이 오름세를 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정보협회의 시세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강북권(강북ㆍ노원ㆍ도봉ㆍ성북ㆍ은평구) 아파트 전셋값은 0.27% 올라 전주(0.13%)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은평구는 지난주 하락세(-0.05%)에서 벗어나 이번 주는 0.30%로 급등했다. 노원구(0.08%→0.35%),성북구(0.15%→0.26%) 등도 오름세를 탔다. 은평구 수색동 진흥엣세벨 22평형은 1억500만~1억2000만원으로 이달 초보다 500만원 이상 올랐다. 인근 대림한숲타운 32평형도 연말 대비 500만~1000만원 올라 1억6000만~1억7500만원선이다.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이 아파트의 경우 1440가구의 대단지인 데도 전세 물건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샘공인 김 사장은 “대림한숲타운의 경우 2년 전보다 전셋값이 4000만~5000만원 이상 올랐는 데, 같은 평형대의 주변 아파트 전셋값도 비슷한 수준이다 보니 현재 거주하는 곳에 눌러 앉는 경우가 많다”며 “올 겨울 전세시장이 침체된 상태라고 하지만 이 근처 아파트 수요는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성북구 길음동 동부센트레빌(1677가구)도 대단지 아파트인데도 전세 물건을 찾을 수 없다. 물건이 없다 보니 거래도 안돼 정확한 전셋값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 아파트 24평형은 지난해 말 1억3000만~1억4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지금 거래된다면 아마도 1000만~2000만원은 더 얹어줘야 계약서를 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길음동 온누리부동산(02-984-7300) 김귀주 실장은 “정부의 집값 안정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청약제도가 무주택자에게 유리해지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전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성동구 금호동 벽산 23평형은 한 달 전보다 500만~1000만원 가량 올라 1억4000만~1억5000만원 선이다. 33평형은 1억8000만~2억원 선으로 이달 초보다 1000만원 가량 올랐다. 그나마 값을 더 주고 구하려고 해도 물건이 동나 여의치 않다. 금호동 탑공인(02-2292-6400) 이현국 사장은 “최근 들어선 봄 결혼시즌을 앞두고 벌써부터 신혼 전셋집을 마련하려는 예비부부까지 가세하고 있다”며 “매매시장 침체로 선뜩 집을 매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전세수요는 더 확대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구 서부이촌동 일대 아파트도 큰 폭은 아니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대한강 25평형은 보름 전보다 1000만원 가량 올라 1억5000만~1억6000만원에 이르렀지만 물건이 없다. 동부이촌동 강촌건영 25평형도 이달 초보다 1000만~2000만원 가량 올랐다. 단지 바로 옆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어 선호도가 높은 데다 전세 물건이 워낙 없다 보니 나오기만 하면 계약이 바로 성사된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용산구 한강로3가 부동산신화공인(02-7944-114) 신현숙 실장은 “전세 물건이 나오면 2~3일 안에 바로 계약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전셋값 오름세 확산될까? 전셋값 상승세는 아직까지는 강북권 일부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다. 따라서 이같은 오름세가 지속될지, 또 인근 지역으로 번져나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매매가 약세로 매매 수요가 “집 매입은 좀더 미루자”며 전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적지 않은 데다 봄 이사철까지 겹칠 경우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많다. 특히 올 상반기 입주물량의 부족 때문에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시장이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여기에다 집주인들이 늘어나는 세금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올해는 적절한 주택 매수 시점을 저울질하며 전세를 찾는 실수요자들이 많아져 전셋값이 추가 상승할 여지가 어느 해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봄 결혼 시즌을 앞두고 신혼부부들이 전세시장으로 한꺼번에 몰릴 경우 다시 한번 가격이 들썩일 수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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