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의 정석 “부부 소득 더해라”
회사원 김석원(45)씨는 요즘 대출 문제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가을에 기존 주택을 팔고 아파트 평수를 늘려서 이사갈 계획이었는데, 갑작스런 정부 규제로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3억원 정도를 빌려야 하는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받기 때문에 연봉 5000만원인 김씨는 2억원 밖에 빌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정부의 잇단 주택담보대출 규제 때문에 은행돈을 빌려 집을 사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DTI 규제도 지금은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6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해 적용되고 있지만 내달부터는 3억~6억원 주택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내집마련 금융환경이 크게 달라진만큼, 대출자가 금융마인드를 갖춰 발품을 팔아야 자금여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소득은 뭉쳐서 늘려라
소득이 많을수록 대출금액이 커진다. 은행에서 DTI를 적용할 때 고려하는 소득으로는 근로소득, 사업소득, 연금소득, 국민연금, 부동산 임대소득 등이 있다. 현재 시점에선 주식 배당소득이나 이자소득 등은 소득으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의 소득도 빠뜨리지 말고 합산하자. 시가가 6억원이 넘는 주택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구입하려는 맞벌이 부부는 부부 소득을 합치면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단 배우자 소득을 더하려면 배우자 명의로 된 주택담보대출이 없어야 한다.
대출기간은 길게 늘려라
대출기간을 늘리면 연간 원리금상환액이 줄어들어 대출금액을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령 연소득 5000만원인 월급쟁이가 시가 7억원짜리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10년 만기 원리금 균등상환(금리 연 6% 기준, 기타채무 없음) 조건으로 약 1억5000만원을 빌릴 수 있다. 하지만 대출 만기를 20년으로 늘리게 되면, 대출금은 8000만원이나 더 많은 2억3000만원으로 많아진다. 또 원금은 제외하고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은 짧게 할수록, 대출금리는 낮을수록 대출한도를 늘리는 데 유리하다.

기존 빚은 구조조정
이미 받아 놓은 대출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할때 기존 부채만큼 대출 한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비상용으로 받아둔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한도도 쓰지 않고 있다면 없애도록 하자. 마이너스통장도 부채로 잡혀서 대출 가능금액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만약 마이너스통장 금액을 갚기 어렵다면, 기존에 넣고 있던 예·적금을 담보로 대출받아 갚아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예·적금 담보대출은 기타부채에 포함되지 않는다. 금리도 예·적금 금리에 1.5%포인트 정도 가산되어 내면 되므로, 신용대출 금리보다 낮다.
내몸에 맞는 상품을 찾아라
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정부 지원 대출상품도 활용해 보자.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대출이나 주택금융공사의 e모기지론 등은 금리가 높지 않은 데다 대출한도(LTV)에서도 예외가 인정되기 때문에 자격을 갖췄다면 적극 이용할 만하다. 특히 e모기지론은 10년짜리 대출금리가 고정금리 최저 연 5.65% 수준으로 은행의 변동금리 상품과 비교하면 최고 1%포인트 싸다. 신용대출을 통해 모자라는 돈을 채울 수도 있다. 다만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금리가 연 2%포인트 가까이 높고, 대출한도도 낮다. 주택담보대출을 먼저 받은 다음에 받아야 기존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
[이경은기자 div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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