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대에 포털은 어떻게 될것인가”

아이폰 50만대, 옴니아2 50만대. 불과 4개월여만에 한국이 스마트폰 100만대 시대를 맞았다. 안드로이드 폰까지 대량 유통되면 연말까지 500만대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에는 스마트폰 보급대수가 1천만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급속히 확산될 경우 'PC 웹 환경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네이버와 다음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포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모바일 환경에서도 계속 막강한 지위를 누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화두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인터넷 광고 시장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여서 관심도가 높다.

이에 대해 포털들의 표면적인 입장은 ‘아직은 좀 더 지켜보자’ 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느긋하다는 느낌도 든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늘어나더라도 주로 출퇴근 시간이나 화장실 등 자투리 시간에 이용하고 직장이나 집에서는 여전히 스마트폰 보다는 PC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웹이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할 경우 웹을 통한 포털 이용자수가 줄어들어 결국 제살을 갉아먹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사정도 있는 것 같다.

반면 상당수 전문가들은 기존 포털들은 모바일 환경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할 것이며 네이버 독주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등 스마트폰 시대의 포털의 입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 모바일 딜레마에 빠진 유선 포털

지난달 31일 스마트폰 시대 포털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제5회 KT 디지에코 파워블로거 초청 오픈세미나에서 KTH 전성훈 S&C팀장은 “출근시간과 화장실 등 자투리 시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급증하겠지만 업무 시간내 포털 접속량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여가시간과 주말에도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늘어나고 LBS(위치기반서비스)와 SNS 등 모바일에 특화된 서비스가 자리를 잡을 경우 스마트폰 타임쉐어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모바일에서도 네이버와 다음이 파워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전종홍 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용이후 PC에서 포털에 접속하는 시간은 이미 평균 20~30% 감소했고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면 늘수록 포털 사용시간은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비즈니스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전 연구원은 “스마트폰으로 평균 40% 이상 이용하는 서비스는 SNS와 웹서치, 메시징, 뉴스 등 4가지인데 이중 기존 포털이 할 수 있는 것은 SNS와 웹서치 두가지 뿐일 것이며, 이마저도 대비를 거의 하지 않아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테앤미디어의 명승은 대표는 현재의 상황을 “유선 포털들이 지금 모바일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명 대표는 “foursquare 같이 모바일 환경에 맞는 전혀 새로운 커뮤니티가 등장하고 있는데 반해 포털들은 기존 웹에서 해오던 블로그나 카페 등을 단순히 스마트폰에서도 잘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을 만드는데 그치고 있다”며 “웹브라우저를 벗어나는 전략을 갖지 못하면 점차 외면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무선 연동에 있어서도 많은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지만 무선쪽은 유선과 UI 자체가 다르고 추가기능도 필요해 무선을 위해 유선 플랫폼을 수정하는 일은 당분간 어렵고 최소한의 스펙 맞추기 정도에서 끝내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소셜네트워크 연동 역시 유선 사용자가 300만이 넘는 서비스에 3만도 안되는 무선 사용자를 위한 배려를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역시 최소한의 스펙 맞추기로 끝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바일 뉴스’ 또한 “웹에서는 뉴스로 사람을 끌어들인 다음 자신들의 포털 내부에서 머물게 하는 장치가 개발돼 있지만 모바일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며 “이때문에 돈을 들여 모바일 뉴스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 대표는 모바일 시장의 핵심 수익원으로 꼽히는 LBS와 관련해서도 “우리 포털들은 제대로 해본 역사가 없고, 관련 콘텐츠도 거의 없다”며 “LBS에 강점을 가진 포털은 없다”고 일갈했다.

◈ 스마트폰 사용자 47.9% “PC 이용한 포털 접속시간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포털의 미래를 조망해볼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digieco.co.kr)가 3월22일부터 1주일간 168명을 상대로 ‘스마트폰 시대와 포털은 어떻게 될까’를 주제로 스마트폰에서의 포털 사용빈도와 PC를 통한 포털 접속 시간 추이 등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선 ‘스마트폰을 사용한 이후 PC에서 포털에 접속하는 시간이 어떻게 변화되었는가’를 묻는 질문에 47.9%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변함없다’는 42.4%, ‘증가했다’는 9.7%에 그쳤다.

앞서 ‘스마트폰으로 포털사가 제작한 어플(예: 네이버 웹툰, 다음 지도 등)에 얼마나 자주 접속하나’는 물음에는 하루 1회 이하가 41%, 2~3회가 41%였고 4~5회 이상은 10%에 불과했다.

포털사 제작 어플 사용 시간도 45%가 하루 10분이내라고 응답했고, 하루 30분 이상은 14%에 머물렀다. 스마트폰을 통한 포털 모바일 웹 접속 시간도 하루 10분 이하가 52.9%, 30분 이상은 14.3%밖에 되지 않았다.

이어 스마트폰 및 PC에서의 포털 사용 정도를 모두 고려할 때 스마트폰 시대에 포털의 영향력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냐는 물었더니 39.5%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늘어날 것이라는 답변도 42.5%로 나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스마트폰 시대 기존 포털 시장의 판도 변화에 대해서는 ‘네이버가 계속 독주할 것’이라는 예측은20.4%에 그쳤고 55.1%는 구글의 대약진을, 15%는 다음의 약진을 전망했다.

스마트폰 시대 포털의 핵심 성공 요인에 대해서는 웹 관리 사용성의 연장(블로그, 메일, 캘린더 등) 확대(39.2%) > 다양한 기능(지도 등)의 성공적 런칭(29.5%) > 성공적인 이웃(친구)관리 기능 안착(9%) – LBS기반 지역 타깃 광고의 성공(9%) 등이 꼽혔다.

또 스마트폰에서 포털의 핵심 수익원은 절반인 49.4%가 LBS 기반 광고라고 예상했고, 유료어플 광고(20.2%), 기존 PC에서처럼 광고(19.6%) 순이었으며, 스마트폰에서는 별다른 수익원이 없을 것(5.4%)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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