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부동산 투자
감정가 80∼90% 낙찰..경매 ‘만만찮네’
발로뛰는 김대표
2010. 12. 1. 09:27
지난달 30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법정. 입찰 개시 시간을 1시간 30분여 앞둔 오전 10시부터 저렴한 경매물건을 구하려는 투자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남부지법에는 전세난으로 소형 면적의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거래가 활발한 영등포구, 강서구, 양천구, 금천구 등 강서지역 일대 부동산 경매가 이뤄지는 곳이다. 투자자들은 법정 안에 마련된 160여개 좌석과 건물 안팎에 마련된 간이의자에 앉아 경매 소개지를 뒤적이며 이날의 경매 전략을 짜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경기회복으로 경매물건 속속 취하 이날 경매법정은 수백명이 몰려들면서 입찰장을 메웠던 지난달과는 달리 다소 한산했다. 주택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아파트와 주택 등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매물들이 입찰 직전에 속속 취하돼 물건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당초 경매에 부쳐지기로 했던 49건 가운데 6건이 경매취하 및 매각연기를 신청했다. 최초입찰가가 감정가(37억원)의 5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관심을 모았던 서울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550㎡는 매각이 연기됐고 감정가 4억2000만원 최초입찰가 3억3600만원의 구로구 오류동 동부골든아파트는 경매가 취하됐다. 서울 강남에서 왔다고 밝힌 정모씨(50·여)는 "오늘은 화곡동의 다세대주택 2곳에 입찰신청을 했다"면서 "생각보다 저렴한 매물이 많지 않아 경매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씨는 "불과 2주 전만 해도 안양지방법원에서 새 아파트가 전셋값에 경매로 나와 37명이 한꺼번에 몰리는 등 경매시장이 붐볐다"면서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괜찮다 싶은 물건들은 속속 취소가 된다"고 귀띔했다. ■물건 감소로 낙찰가율 크게 올라 개찰을 시작하는 버저가 울리자 법정 밖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개찰과 동시에 매물의 낙찰가가 정해지면서 법정 안은 낙찰자의 함성과 낙찰을 받지 못한 투자자의 아쉬운 표정이 교차했다. 전체 경매 물건 중 대단지 아파트가 단 2건에 불과하다보니 낙찰가율이 치솟았다. 이날 가장 많은 입찰자가 몰린 물건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3가의 양평동6차 현대아파트 84.9㎡. 이 아파트는 모두 16명의 입찰자가 몰리면서 낙찰가율의 93%인 4억1900만원에 낙찰됐다. 2억8800만원에서 입찰을 시작한 강서구 등촌동 우성아파트 77㎡도 감정가(3억6000만원)의 81%인 2억9780만원에 낙찰됐다. 자녀와 함께 경매법정을 찾은 한 주부는 "시험 삼아 최저입찰가보다 1만원 많은 3억6001만원에 입찰했다"면서 "지금 살고 있는 빌라에서 아파트로 이사하고 싶은 마음에 내심 기대를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남부지법에는 모두 43건의 물건이 나와 총 13건이 낙찰됐다. 평균 경쟁률은 3.62대 1. 경매 응찰자 수는 47명으로 지난달 30여건의 매물에도 응찰자가 100여명 이상 몰렸던 것과는 분위기가 차분했다. 지지옥션의 강은 팀장은 "주택시장이 상승세로 접어들면 경매보다는 일반 매매시장으로 매물이 이동한다"면서 "상승장이 좀 더 지속이 돼 봐야 알겠지만 취하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사진설명=주택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경매에 나온 물건이 줄어들면서 경매장을 찾는 투자자들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2010년11월) 30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법정에서 입찰자들이 낙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