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부동산 동향

"입주 물량 앞에 장사 없네"

발로뛰는 김대표 2008. 5. 27. 17:04
"입주 물량 앞에 장사 없네"
대규모 입주 지역 전셋값 ‘추락’

 
-->  
올해 말로 입주 2년 되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85㎡ 전셋값은 일년 새 3000만원 내려 2억4000만~2억5000만원 선이다. 지난해 8월 입주한 잠실동 트리지움 전셋값도 연초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가 4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송파구 장지지구 인근인 문정동 래미안문정 아파트 145㎡는 요즘 3억1000만원에 전세로 나와 있다. 일년 전 보다 6000만원 이상 가격이 빠진 것이다. 잠실 재건축 단지와 인근 장기지구에서 입주 아파트가 쏟아지면서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부동산시장의 격언이 반영된 결과다.

잠실, 경기 과천•수원•용인•화성…. 요즘 아파트시장에서 이들 지역이 가진 공통점은 뭘까? 정답은 전셋값이 유난히 약세를 보이는 곳이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아파트 전셋값은 한달 전보다 0.39% 내렸다. 이달 중순 들어서도 송파구는 평균 0.01% 빠졌다. 경기도 과천도 일주일 전보다 0.08% 떨어졌고, 용인도 0.01% 하락했다. 수원(-0.05%)과 화성시(0.02%)도 약세를 나타냈다. 재개발 이주 수요 증가 등으로 전세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는 서울 강북권과는 대조적이다.

잠실, 경기 과천•수원•용인•화성 등

그렇다면 이들 지역 전셋값이 유난히 약세인 이유는 뭘까? 입주 물량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입주하는 아파트는 송파구 2만1267가구, 화성시 2만4350(동탄신도시 1만3773가구 포함), 수원시 8565가구, 용인시 7977가구 등이다.

송파구에서는 주공2단지(5563가구), 시영(6864가구), 주공1단지(5678가구)가 7~9월 입주한다. 수원에서는 신매탄주공2단지 재건축단지인 신매탄위브하늘채(3391가구)가 입주 중인 데 이어 천천주공을 재건축한 천천동 푸르지오(2571가구)도 12월 집들이할 예정이다.

용인의 경우 구성지구를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하반기에 쏟아지고, 과천에서는 주공3단지 래미안(3143가구)이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입주 물량이 많다는 것은 곧 매매나 전세 물건 증가를 의미한다. 아파트값 급등기인 2005년과 2006년 청약시장에 뛰어든 수요자들이 잔금 부족으로 전세 물량을 대거 내놓기 때문이다.

입주를 앞두고 전세 물건이 넘쳐나면서 주변 단지 전셋값도 약세다. 잠실동 트리지움 82㎡는 2억8000만~3억1000만원 선으로 올 들어 1000만원 넘게 빠졌다. 잠실공인 관계자는 “오는 7월 이후 본격화할 인근 재건축 단지 입주물량 홍수를 앞두고 미리 처분하려는 전세 물건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잠실 송파공인 관계자는 “잠실 주공2단지만 하더라도 입주 가구 수가 종전 4450가구에서 5563가구로 1113가구 늘어난다”며 “전세시장에서 이들 입주 물량이 단기간에 소화되기 어려워 전셋값 약세가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잔금 부족으로 전세 물량 대거 쏟아져

입주가 한창인 수원 신매탄위브하늘채 인근 지역에서도 전세물건이 넘쳐난다. 수원에 대표적인 블루칩 단지인 매탄동 매탄현대홈타운 109㎡는 전셋값이 일년 전보다 3500만원 내려 1억5000만~1억6000만원 선이다. 매탄동 한 공인중개사는 “입주 단지에서 잔금을 치르기 위해 전세 물건이 쏟아지고 있지만 봄 이사철이 마무리되면서 전세 수요가 뜸하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인근 동탄1신도시 입주물량 여파로 전세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새 아파트이면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동탄신도시 시범단지에 전세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인근 병점동 일대는 전세 물건이 넘쳐나지만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병점동 신미주 148㎡는 1억원 선으로 일년 전보다 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게다가 화성 향남지구(5889가구)•봉담지구(1630가구)에서도 하반기부터 입주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화성시 일대 전세시장 안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